“고려인 디아스포라 슬픈 아리랑, 우리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한민족입니다. 그게 우리의 뿌리고, 우리의 이름입니다.
/편수민 PD

고대 이집트에서 오랜 세월 고통 받던 자신의 민족을 이끌어 홍해를 가르고,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걸어간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모세입니다. 하지만 모세는 가나안의 비옥한 땅을 눈앞에 두고도 끝내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습니다. 시대도, 민족도 다르지만 이런 모세의 마음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 우리 역사에도 있습니다. 바로 봉오동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입니다. 장군 역시 살아생전 독립된 조국의 땅을 밟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타국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장군의 염원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국의 땅 카자흐스탄에서 잠들어 있었던 그의 유해가 78년 만인 지난 2021년 8월 15일, 마침내 고국으로 봉환
되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그의 유해가 조국 품으로 돌아온 그 순간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습니다. 홍범도 장군은 비록 생전에 고국 땅을 밟지 못했지만, 그의 후예들은 그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군의 후손들은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우리 땅을 향해 돌아오고 있으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광주 월곡동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터전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2025 방송문화진흥회 지역프로그램대상 동상을 수상한 이번 작품은 고려인 연해주 이주 160주년을 맞아, 그들의 삶과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고자 기획한 다큐멘터리인데요. 총괄연출인 양복순 PD님을 도와서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이 한 문장이었습니다.
“야 까레예쯔, 나는 고려사람입니다. 크또 믜? 우리는 누구입니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만난 분들은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한민족입니다. 그게 우리의 뿌리고, 우리의 이름입니다.”

이번 수상은 광주가톨릭평화방송에 대한 격려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민
족이지만 아직도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고려인들을 기억해달라”는 이들의 목소
리가 조금 더 멀리 닿았다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이 고려인을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이웃’으로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작은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들
의 삶이 더 이상 주변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 안에서 함께 기억
되고 존중받는 역사로 자리 잡기를 희망합니다.
제작에 도움 주신 모든 분과 보도제작국 식구들, 방송국 임직원 여러분들
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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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고려인 연해주 이주 160주년 다큐 '방문진 지역프로그램대상' 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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